[북리뷰] 밤호수의 에세이 클럽. 에세이 선생님이 알려주는 에세이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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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assidy 작성일25-04-17 16:03 조회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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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세이쓰기 좋아하는 출판사들이 몇 군데 있다. 그 중에 컨셉진은 이름처럼 컨셉이 있는 매거진이다. 다양한 실험들을 많이 하는 곳이라 좋아하고, 마음으로 응원하는 출판사라서 관심있게 보고 있다. 작년 여름 나는 친구를 잃었다. 그 황망함과, 인생무생함에 대한 생각들을 처리할 방도가 필요할 때 즈음. 컨셉진에서 우연히 한달 에세이쓰기를 발견했다. 그래 이거야. 한달동안 매일 주어지는 한 단어를 가지고 매일 글을 쓴다는 에세이쓰기 컨셉이다. 설렘의 시작이었다.내가 매일매일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은 일종의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30일이라는 기간을 전체로 보면 압도하는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쪼개서 하루에 하나의 글을 쓴다는 것은 큰 어려움은 아닐 수 있다. 늘 즉흥적이고, 지속하는 힘이 부족하다고 나 자신을 여겨온 나에 대한 도전이었다.이 도전 역시도 즉흥적인 것이었지만.에세이의 80%, 즉 30일 중에 24일을 완성하면 나만의 에세이쓰기 책 한권을 받아볼 수 있다는 설렘.컨셉진은 아이디어가 참 좋다. 나한테 딱 맞아.노션 이라는 앱에 나만의 글을 차곡차곡 쌓아 나갔다. 어떤 날은 술술 써진 완성도 있는 글을, 어떤 날은 잡탕찌개처럼 정리가 안된 채 섞여있는 생각들을.하루가 꽤 여유있는 시간으로 이루어진 나는 에세이를 쓰는 게 엄청난 부담은 아니었다.던져진 주제에 대한 사유하기도 너무 좋았고, 생각을 정리하는 힐링의 시간이 되었다.첫 에세이쓰기 날 쓴 글은 둘째날 다시 읽고 퇴고하고, 셋째날 또 퇴고하고, 이론적으로 퇴고를 30번 할 수 있다. 마지막에 쓴 글은 퇴고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 글의 완성도가, 뒤로 갈수록 떨어져 보이는 게 싫어서 쌓인 글들의 최신순으로도 퇴고를 했고, 랜덤으로 글을 정해 퇴고하기도 했다. 쓰는 것보다 수정하고 수정하는 노작(?)의 쌓임. 결과물만 보면 아무도 모르지만, 나만 아는 그 미묘한 에세이쓰기 차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나는 참 좋았다. 우리의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자신이 쓴 글은 바꿀 수 있다는 것이.자기 효능감을 높여주는 것 같다.-막판에는 시댁 식구들과 제주도로 2박3일을 놀러간 상태에서 핸드폰으로 퇴고를 했다. 윽! 마지막인데 덜 완성된 상태를 인쇄할 수는 없어... 미완성은 용납할 수가 없어서,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퇴고에 보다 집중했다. 물론, 퇴고를 다 한 에세이쓰기 후에는 더 열심히 놀았다. 헿그리고 또 천만 다행인 건, 한 달이 지난 후 일주일간의 퇴고 기간을 추가로 준다는 것이다.그 기간을 또 열심히 활용해서 글을 다듬어냈다. 작가들이 왜 마감과의 싸움이라고 하는 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마감이 있으니 글이 써지는 기염... 표지 색감도 마음에 든다책이 도착하기까지 2-3주쯤 걸린 것 같다. 어찌나 뿌듯하고 설레는지!!퇴고하면서 그렇게 여러 번 에세이쓰기 읽었던 책인데, 읽고, 또 읽고, 책 속의 등장인물이 되어 읽고, 엄마가 되어 읽고, 친구가 되어 읽고, 독자가 되어 계속 읽었다. 상상도 못했는데 많은 축하를 받았다. 엄마는 갑자기 40부를 인쇄해 달라며. 엄마 친구분들이 다 궁금해 하신다며... ^^;;;;;;;;;;;;(10부만 추가인쇄하려던 나는.. 엄마의 통큰 주문에 100부를 인쇄했다)가족들의 축하 연락을 받고, 메시지를 받고... 어안이 벙벙했다.나 출간 작가도 아닌데 말이야.... 이렇게 에세이쓰기 관심받고, 지지받는 느낌이 참 행복했다...책의 마지막 글은 '정리'작가소개라니. 내가 작가라니.에세이 쓰기의 경험이 너어무 좋았어서, 언젠가 다시 도전해야지 라고 생각했는데..지금이 그 때인가보다. 즉흥적인 나는 오늘 또 즉흥적으로 1월달 에세이쓰기를 신청했다. 두둥!!신난다. 빨리 또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