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이제는 무역전쟁도 끝났나 보다” 했던 분위기였다. 그런데 웬걸, 미국과 중국이 다시 으르렁대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관세 이야기 나올 때마다 ‘또 저거 쇼야’ 하던 투자자들도 이번엔 심상치 않다는 눈치다.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최대 103%의 추가 관세를 걸겠다고 나서자, 중국은 “끝까지 붙어보자”는 식으로 맞받아쳤다. 이쯤 되면 서로 물러날 생각은 없고, 누가 먼저 핸들 꺾나 보는 중이다.​​문제는 이 싸움의 직격탄이 한국에 떨어졌다는 거다. 4월 8일 오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이 1,473.2원을 찍고 마감됐다. 장중에는 1,480원까지도 가더니, 은행 고시환율 기준으로는 결국 1,480.70원이 되어버렸다. 숫자만 보면 '환율이 조금 올랐구나'싶을 수도 있겠지만, 이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거의 16년 만에 보는 레벨이다. 괜히 시장에서 긴장한 게 아니다.​​그런데 원화만 약세냐? 아니다. 위안화도 달러당 7.3위안을 넘기면서 급락했다. 중국이 미 국채 팔았다는 얘기도 돌고, 시장은 진짜 혼란 그 자체다. 미국에서는 하루에 주가가 2,600포인트를 왔다 갔다 했고, 공포지수라 불리는 VIX는 장중 60을 넘겼다. 이런 숫자들 자체가 시장이 얼마나 쫄았는지를 말해준다.​증시 상황도 썩 좋진 않다. 코스피는 하루 전 5.5% 폭락했다가 간신히 0.26% 회복했는데, 이걸 회복이라고 봐야 할지 헷갈린다. 옆 나라 일본은 닛케이가 반등했다지만, 동남아 쪽은 베트남 -6.4%, 인도네시아 -7.9% 찍으면서 제대로 얻어맞았다. 단순히 미중 갈등 하나로 이 정도라는 건, 지금 시장이 얼마나 예민한지 보여준다.​​솔직히 말해서 미국과 중국이 이렇게까지 강대강으로 나올 줄 몰랐다. 예전에는 쇼맨십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이번엔 누가 봐도 본격적인 싸움이다. 트럼프는 말만 무섭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관세 올려버렸고, 중국도 피하지 않고 맞붙고 있다. 여기서 한국이 중간에서 얻는 게 뭐냐? 아무것도 없다. 수출길 막히고, 환율 오르면 수입물가 올라가고, 소비자들만 물가 올라서 타격이다.​​나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환율 1,500원대도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은 ‘일시적’이라는 말도 잘 안 먹힌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건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원화 약세는 곧 소비자 물가 상승이란 뜻이다. 그리고 이건 바로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하나 분명한 건 있다. 이건 단순한 외환시장 이슈가 아니다. 정치, 무역, 심지어 미국 대선까지 다 얽혀 있는 문제다. 그 중심에서 한국은 여전히 샌드위치다. 웃긴 건, 싸우는 당사자는 미국과 중국인데 가장 먼저 타격받는 건 우리라는 거다.​마치며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불붙으면서 원달러환율이 1,480원을 돌파했다. 단순한 외환 이슈가 아니라 정치와 무역, 글로벌 투자심리까지 얽힌 복잡한 문제다. 이 글이 변동성 큰 시장 상황 속에서 흐름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끝.